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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롤 (줄거리, 재미 요소, 추천 이유)

by 애니광이유 2025. 8. 14.

애니메이션 트롤 포스터

 

 

2016년에 개봉한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트롤은 네온빛 색감과 종이 콜라주 같은 미술, 현대 팝 넘버의 리믹스를 한데 묶어 기분이 좋아지는 감각을 전면에 내세운 가족 뮤지컬 모험극입니다. 연출은 마이크 미첼과 월트 도른, 목소리는 안나 켄드릭(낙천주의 리더 포피), 저스틴 팀버레이크(회색빛 냉소가드 브랜치), 조이 디샤넬(버건 하녀 브리짓), 크리스토퍼 민츠-플라스(그리슬 주니어), 크리스틴 바란스키(셰프) 등이 맡았습니다. 줄거리는 행복을 노래하며 사는 트롤과 트롤을 먹어야 행복해진다고 믿는 버건의 대비에서 출발하지만 끝내 행복의 근원을 타인의 몸이 아니라 스스로의 마음에서 찾는 이야기로 귀결됩니다.

오리지널 넘버 Get Back Up Again과 Can’t Stop the Feeling 아카데미 주제가상 후보를 비롯해 1980·1990·2000년대 팝을 재해석한 넘버가 장면과 감정을 밀착해 끌어가며 브랜치가 잃었던 색을 되찾는 True Colors 시퀀스는 영화가 지향하는 치유의 정서를 상징적으로 압축합니다. 무엇보다 모든 장면이 만지고 싶은 질감을 지닌 공예적 미술로 설계되어 스크린을 보는 동안 관객의 촉각까지 즐겁게 자극합니다. 표면적으로는 가볍지만 낙관과 회복탄력성이라는 주제를 유머와 음악으로 설득하는 힘이 단단합니다.

 

줄거리 - 트롤의 구조 작전과 버건에게 건네는 행복의 재정의

트롤 왕국의 축제 밤, 밝고 용감한 리더 포피가 파티를 주도하는 동안 추방당했던 버건의 셰프가 기습해 빅기, 가이 다이아몬드 등을 납치합니다. 모두가 충격에 빠진 사이 유일하게 항상 최악을 대비하라를 입에 달고 사는 브랜치만이 감정의 브레이크를 밟습니다. 포피는 브랜치의 불만을 달래며 직접 구조에 나서고 마지못해 동행한 브랜치는 사방을 경계하며 그녀의 무모함을 상쇄합니다. 버건 타운에 잠입한 두 사람은 주방의 하녀 브리짓을 만나 뜻밖의 동맹을 맺습니다. 브리짓은 버건 왕자 그리슬 주니어를 짝사랑하지만 신분과 외모 콤플렉스 탓에 고백조차 못하는 인물로 포피와 브랜치는 그녀에게 반짝이와 롤러스케이트, 헤어스타일을 얹어 레이디 글리터스파클스로 변신시키고 데이트를 성사시켜 행복이 음식이 아니라 관계와 감정에서 비롯됨을 그리슬에게 체험하게 합니다.

한편 납치된 트롤 중 한 명인 크리크가 살아남기 위해 동족을 배신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상황은 악화됩니다. 포피는 동요하고 브랜치는 과거의 트라우마인 자신의 노랫소리로 버건을 불러들여 할머니를 잃었다는 죄책감을 털어놓으며 색을 잃었던 이유를 고백합니다. 그러나 포피가 절망에 빠져 노래를 멈추자 브랜치가 True Colors를 부르며 그녀의 빛을 되돌려주고 둘은 다시 팀을 수습해 최종 계획을 실행합니다. 클라이맥스에서 트롤들은 버건의 축제를 음악과 춤으로 바꾸어치기 하며 행복은 먹는 게 아니라 나누는 것임을 도시 전체에 증명합니다. 셰프와 배신자 크리크는 몰락하고 버건과 트롤은 각자의 방식으로 행복을 찾는 법을 배웁니다. 브랜치는 본래의 푸른빛을 되찾아 포피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트롤 타운엔 노래‧포옹‧글리터가 다시 일상이 됩니다.

 

재미 요소 - 팝 리믹스 뮤지컬, 공예적 질감의 미술, 티키타카 유머

트롤의 재미는 세 층으로 명확히 나뉩니다.

첫째, 팝 리믹스 뮤지컬입니다. 장면마다 아카펠라·리믹스·메들리가 유기적으로 붙어 감정을 끌어올립니다. 포피의 Get Back Up Again은 낙관의 엔진이고 브랜치의 True Colors는 치유의 순간을 눈물 없이 설득합니다. 저스틴 팀버레이크가 주도한 사운드 프로덕션은 세대별 명곡을 아이도 따라 부르고 어른도 미소 짓는 톤으로 재조립합니다.

둘째, 손맛 나는 미술입니다. 캐릭터의 털은 직물이 살아 숨 쉬는 듯 보풀이 느껴지고, 배경은 펠트·실·종이·글리터를 겹겹이 붙인 스크랩북 같은 레이어로 구성됩니다. 빛을 받으면 반짝이는 글리터 먼지, 젤리처럼 흔들리는 생물, 포피의 종이접기식 상상 시퀀스까지, 화면 전체가 공예 체험장처럼 작동해 보는 장면을 극대화합니다.

셋째, 티키타카 유머입니다. 극단적 낙관주의 포피와 회의주의 브랜치의 말맛 대비, 구름 이모티콘 같은 클라우드 가이의 허를 찌르는 등장, 롤러스케이트 데이트에서 벌어지는 신체 개그, 포옹 타임을 알리는 시계 등 슬랩스틱과 상황 코미디가 리듬감 있게 배치됩니다. 여기에 브리짓과 그리슬의 어긋난 수정 코미디, 셰프의 과장된 권력욕 풍자까지 얹혀 유머 스펙트럼이 넓습니다. 기술적으로도 카메라가 음악의 박자에 맞춰 핸드오프 되며 컷이 연주처럼 흘러 뮤지컬 넘버가 단순 삽입곡이 아닌 서사의 동력으로 기능하게 합니다. 그 결과 83분 남짓한 러닝타임이 빈틈없이 경쾌합니다.

 

추천 이유 - 모두의 플레이리스트

이 작품을 추천하는 가장 큰 이유는 낙관을 설득하는 방식이 영리하고 따뜻하기 때문입니다. 행복을 강요하지 않고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 본다는 작은 실천을 음악과 관계 속에서 보여줍니다. 브랜치가 색을 되찾는 과정은 트라우마 서사의 교과서처럼 정교합니다. 과거의 죄책, 회피, 타인의 손길, 자기 고백을 함께 부르는 노래로 이어지는 단계가 관객의 감정 회로를 자연스럽게 따라오게 합니다. 둘째, 세대 간 공통분모가 풍성합니다. 아이는 색과 춤, 어른은 팝 레퍼런스와 관계의 서사에 반응합니다. 행복은 외부에서 섭취하는 상품이 아니라 지금 여기서도 작동 가능한 감정기술이라는 메시지는 시대를 타지 않습니다.

셋째, 사운드트랙의 지속성입니다. Can’t Stop the Feeling은 영화 밖에서도 독립적인 히트곡으로 기능하며 재감상 욕구를 쉽게 불러옵니다.

넷째, 러닝타임의 효율입니다. 명확한 목표로 친구 구출, 구체적 장애물, 동맹, 배신, 행복은 내부에서의 서사가 필수 요소로 한 박자씩 정확히 찍히며 아이와 함께 보기에 설명이 덜 필요한 구조입니다.

마지막으로 시각적 위로입니다. 우울한 날에도 가볍게 틀어놓기 좋은 색의 샤워 같은 영화라 주말 가족 무비나 저녁 휴식용으로 최적입니다. 진지한 교훈을 억지로 삼키게 하지 않으면서도 크레딧이 끝난 뒤 마음이 한 톤 밝아지는 잔상이 오래 남습니다.

트롤은 팝 뮤지컬, 손맛 미술, 관계의 치유가 기분 좋게 합쳐진 낙관의 영화입니다. 처음 보는 분께는 에너지 충전용으로 다시 보는 분께는 플레이리스트를 채우는 재방문용으로 자신 있게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