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좋아해도 싫어하는 (추천 이유, 줄거리, 관람 포인트)

by 애니광이유 2025. 8. 1.

애니메이션 좋아해도 싫어하는 포스터

 

 

2024년 개봉한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 좋아해도 싫어하는 인간과 요괴의 경계라는 전통적인 소재를 새롭게 비틀어 현대적인 감성과 감정의 섬세함을 그려낸 작품입니다. 이 영화는 다르다는 이유로 도망치고 다가가고 싶은 마음에도 반대로 행동하는 인간 심리, 즉 아마노자쿠적인 태도를 중심 주제로 삼습니다. 이야기는 도쿄에서 이사 온 소녀와 정체를 숨기고 살아가는 요괴 청년 사이에서 벌어지는 기묘한 동거와 교류를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단순한 인간과 요괴의 우정 이야기가 아니라 소통의 어려움, 감정의 오해, 존재의 외로움 같은 깊은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관객의 공감을 자아냅니다. 스튜디오 컬러즈의 세련된 작화와 감각적인 연출, 사운드 디자인은 감정선을 더욱 풍부하게 살리며 한 편의 동화이자 성장 드라마로서도 손색이 없습니다. 

 

추천 이유 - 말하지 못한 감정에 이름을 붙여주는 이야기

좋아해도 싫어하는을 추천하고 싶은 가장 큰 이유는 이 영화가 감정을 다루는 방식에 있어서 대단히 성숙하고 정직하기 때문입니다.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종종 싫어한다는 말로 자신을 방어하고 좋아한다는 말은 오히려 감춰두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 영화는 바로 그 아이러니에 대해 조용히 그러나 집요하게 질문을 던집니다.

주인공 유나는 좋아하는 것 같지만 아닌 척, 마음을 주고 싶지만 싫다고 말하는 전형적인 아마노자쿠적인 감정을 표현하는 인물입니다. 그 안에는 어른들도 쉽게 다루지 못하는 복잡한 감정의 실타래가 얽혀 있습니다.

이 영화는 단순히 성장 서사에 머무르지 않고 우리가 타인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위해 먼저 자신을 이해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특히 10대, 20대 관객뿐만 아니라 감정 표현에 서툴렀던 중장년층 관객에게도 묵직한 울림을 전달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또한 감정의 회복이 단번에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 그리고 그 과정이 때로는 실수와 오해를 동반한다는 점을 솔직하게 다루는 것도 이 영화의 진정성 있는 지점입니다. 단순히 화해하고 끝이 아닌 감정을 이해하기 위한 여정을 그려내며 보는 이로 하여금 스스로의 감정을 되돌아보게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작품은 정체성의 경계에 선 존재들을 포용하는 방식으로 소수자와 타자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제시합니다. 다르다는 것이 틀린 것이 아님을 오히려 우리가 더 풍부하게 살아갈 수 있는 이유임을 말해주는 이 영화는 지금 우리가 마주해야 할 정서적 메시지를 담고 있는 작품입니다.

 

줄거리 - 괴물이라 불리던 존재와 인간 소녀, 둘의 마음이 교차하는 여름

이야기의 주인공은 도쿄에서 작은 마을로 이사 오게 된 중학생 소녀 유나입니다. 유나는 외향적인 듯 보이지만 사실은 가족과의 관계 단절, 전학에 대한 불안, 새로운 환경에 대한 두려움으로 마음을 닫은 인물입니다. 어느 날 우연히 마을 근처 숲속에서 낯선 청년 토키를 만나게 되며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토키는 사실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과거 인간에게 상처받고 세상과 단절된 요괴입니다. 그는 감정을 드러내지 않으려 하고 누군가가 다가오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지만 동시에 외로움에 허덕이는 존재이기도 합니다. 유나는 자신과는 전혀 다른 듯한 토키에게 이상한 친밀감을 느끼고 둘은 우연처럼, 필연처럼 동거하게 됩니다.

영화는 이 두 인물이 서로를 이해하기까지 겪는 크고 작은 갈등과 상처를 조용히 그러나 진하게 풀어갑니다. 유나는 겉으로는 토키에게 짓궂게 굴고 토키는 무뚝뚝한 태도로 유나를 밀어내지만 서로의 상처를 마주하면서 점점 관계가 달라집니다.

하지만 마을에서는 요괴의 존재에 대한 루머가 돌기 시작하고 토키의 정체가 드러날 위기가 찾아옵니다. 유나는 토키를 지키고 싶지만 마을 사람들과의 갈등, 정체성의 문제 그리고 서로의 진심을 말하지 못하는 오해 속에서 고뇌하게 됩니다. 영화는 결국 좋아해도 싫어하는 말의 이면에 숨겨진 진심을 마주하는 순간 사람은 진정한 소통을 배울 수 있다는 메시지를 감동적으로 전달합니다.

 

관람 포인트 - 감정 연출의 밀도, 색채의 상징성, 일상과 판타지의 경계

좋아해도 싫어하는은 일상 속 판타지를 그리는 방식이 뛰어난 작품입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감정의 흐름을 색채와 사운드로 표현해내는 방식은 이 작품의 핵심적인 연출 포인트 중 하나입니다. 유나와 토키가 서로에게 마음을 열어가는 과정을 단순한 대사나 표정이 아니라 배경의 색감 변화나 자연의 변화로 전달하는 방식은 상당히 감각적이고 예술적입니다.

특히 유나가 감정적으로 고조되는 장면에서 하늘이 붉게 물들고 토키가 외로움을 감출 때에는 차가운 색감이 주를 이루는 등 감정과 자연이 시각적으로 조화를 이루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이는 단순히 화면을 예쁘게 만들기 위한 것이 아니라 캐릭터의 내면을 더욱 깊이 있게 전달하기 위한 도구로 기능합니다.

또한 요괴라는 설정이 단순한 존재적 장치가 아닌 사회로부터의 소외 또는 정체성의 은폐라는 메타포로 작용하는 점 역시 주목할 만합니다. 토키의 모습은 누군가에게는 다르다는 이유로 배제되었던 수많은 소수자의 상징으로도 읽힐 수 있으며 유나의 반응은 그러한 존재를 처음 마주하는 이들의 감정적 충돌과 성장을 보여줍니다.

애니메이션답게 작화도 섬세하며 아름답습니다. 특히 배경 묘사나 사계절의 변화는 마치 일본 애니메이션 특유의 풍경화를 보는 듯한 감동을 줍니다. 여름 매미 소리, 잔잔한 물결, 저녁노을 같은 자연 사운드 역시 영화 전체의 정서를 살리는 데 큰 역할을 하며 단순한 애니메이션을 넘어 예술 작품으로서의 깊이를 완성합니다.